MOMO
"It is my own."
"그것이 나의 몫이기 때문이야."
Maureen Ende
모린 엔데
April. 29
Female, 17
160 초반의 키, 말랐다
묘사 > 숱이 많은 머리칼은 부스스하다. 빗질과는 거리가 멀어 말리지 않은 채로 밖을 배회한다. 머리카락은 그대로 말라 조금 더 붕 뜬다. 정전기가 자주 일어나 머리는 하나로 올려 묶거나 여유롭게 땋는다. 양갈래는 종종 친구들이 해준다. 반곱슬이라 머리카락의 방향이 제멋대로다. 본인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머리가 더욱 어색한듯 방치한다. 너무 방향이 엇나가면 큰 핀을 사용해 아무렇게나 고정시킨다. 앞머리는 없다. 머리카락이 흘러 옆을 타면 얼굴을 반 정도 가린다. 그러나 그걸 가만 두지 않는다. 머리는 허리 절반까지 온다.
머리색이 튄다. 분홍색 머리를 한 모린을 처음 본 학생들은 '장난 아니야?' 라고 생각했으나 현재까지 꾸준하게 분홍머리인 지금에 와서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저학년일 땐 선배나 다른 기숙사 그리고 드물게 교수들도 모린의 눈썹이나 속눈썹 팔등에 난 털들을 확인해보려 했었다. 처음 발령이 난 교수들은 '학생 머리엔 무슨 문제가 있나요?'라고 묻고는 했는데 모린은 자주 '문제가 있다면 교수님의 질문일 것 같군요.'라고 맞받아 쳤다. (그러다 기숙사 점수가 깎이게 된 이후로 친절한 친구들이 그녀 대신 해명을 하게되었다.) 어둠 속에서는 아주 밝고 진한 분홍으로 빛 아래서는 보다 옅은 분홍으로 보인다. 머리카락이 빛을 발하는 건 마치 얇은 모발의 금발과 비슷해서 신입생이 아닌 경우에야 그녀의 머리카락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반응하지 않는다.
또렷한 눈매 결코 부드럽지는 않은 인상이다. 차라리 날카롭다. 하지만 여럿은 모린을 멍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눈동자가 푸르다. 새파랗게 빛나서 색으로 치자면 발광하는 하늘색에 가깝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을 그 눈을 아주 파랗다고 말한다. 때로는 섬뜩한 이 눈동자는 자주 끼고 다니는 안경 뒤로 가려지는데 보라색으로 염색한 알을 얇은 연갈색 테가 두르고 있는 동그란 안경이다. 알은 작아 딱 그녀의 얼굴과 눈에 맞는다. 정확한 시력은 모르나 자주 끼고 다닌다.
굳이 언급하자면 삼백안이다. 버릇 또한 눈을 치켜뜨는 것이다. 안경 알 너머로 무언가를 본다. 시야는 흔들림 없이 분명하다. 그리고 사물들에게 더 자주 향한다. 사람과 말할 때 눈을 마주치는 경우는 적으나 한 번 응시하고 대화를 하면 잘 물러서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눈 싸움을 잘한다. 잘 깜빡이지도 않는 듯하다. 집중할 때 인상을 쓴다. 아는 주제가 나오면 참는데 참기 때문에 인상을 쓴다. 참지 않으면 흥분해서 얘기한다. 별 다른 차이는 없지만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더욱 빨라진다. 익숙하지 않은 주변인들은 화 내는 거 아니지? 라며 되묻는다. 이런 특성들을 제외하고라도 결코 둔해보이는 이미지는 아니다. 다만 조용하고 얌전해서 모범생 같아 보이기도 하고 덤으로 성실하다는 인상도 준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는 아니라는 걸 미리 안다.
말랐다. 몸매는 풍만함과 거리가 멀다. 옷은 보통 사이즈를 입으면 헐렁하고 항상 작은 걸 입는다. 잘못 입으면 핏이 볼품없어 진다. 팔 다리가 긴 편이다. 길고 말랐다. 손가락이 조금 짧은 게 본인이 불만인 부분이다.
하얗다. 핏기가 없다. 얼굴에 생기도 적다. 의미 없는 입꼬리는 늘 아무런 뜻도 담지 않는다. 아랫 입술이 좀 더 두껍다. 주근깨로 추정되는 것이 넓은 간격으로, 그래서 약간은 별자리 같게 콧등에서부터 볼로 흐른다. 구부정한 자세, 역동적인 움직임의 일부에서 멈춰진 어떤 포즈,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주다.
그녀는 > 작은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 주로 크로스백이다. 안에는 무지 노트와 여러 종류의 필기구 그리고 그때 그때 좋아하는 물건이 들어 있다. 흔들면 여러가지 모양이 부딪혀 나는 소리가 맑은 열쇠고리라든지 흡연자를 위한 은 장식대라든지하는 것들이다. 필기구에 관심이 많아서 펜촉별로 펜을 들고 다닌다. 이건 자신의 취미인 세밀화와도 연관되는데 노트에 세필로 무언가를 그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풍경보다 식물들을 즐겨 그린다.
아비니시안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키운다. 짙고 포근한 갈색 털은 아침에는 갈대의 황금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호박처럼 선명해서 짙다고 느껴지는 노란 눈을 가진 고양이다. 3학년 때부터 학교에도 데려와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도마뱀을 키웠던 것 같은데 사라졌다.
모모
모린이라는 이름을 부르기 귀찮았던 탓에 엠이라고 불렀는데, 한 번 불러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탓에 엠, 엠! 하고 불리다보니 주변에서 모모라는 다른 별명을 붙여줬다.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 그리고 모린 자체가 주는 분위기 때문에 동화적인 이름이 더욱 잘 어울려 모린보다는 모모라고 더 많이 불린다. 모린은 이 별명을 좋아한다.
후플푸프
초가을 추위에 약해 두른 샛노란 색의 후플푸프 기숙사의 목도리가 아니라면 아무도 그녀가 그 기숙사인지 모를 것이다. 그만큼 모린은 후플푸프가 가지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의로워 보이지도 않았고 성실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저학년 내내 다른 기숙사 친구들은 모린이 자신의 기숙사 점수를 깎아 먹을 때 불려지는 '후플푸프 감점'이라는 말에 끊임없이 놀랐다. 그러고도 교류가 적었던 친구들은 래번클로의 걔 혹은 그리핀도르에 분홍 머리라고 모린을 찾았다. 후플푸프가 되는 것에 성실하지 못한 후플푸프 학생으로 본인도 왜 자신이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다며 '똥 같은 모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생 회장에게 핀잔을 듣는다.)
수업시간에 지각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간신이 모면하나 조금이라도 모린을 끌고 다니지 않으면 멋대로 수업을 빠지거나 한다. 그럼에도 나름의 사유는 있어서 출석으로 인정받는다.
* * *
『나는 시간 도둑의 시간을 다시 훔쳐온 셈이지. 이때 시간 도둑을 도둑이라고 불러야 할까 위대한 도둑이라고 불러야할까? 시간 도둑의 시간을 다시 훔쳐온 나를 도둑이라고 불러야할까 아니면 위대한 도둑이라고 불러야할까? 누가 먼저 모두의 시간을 훔쳐갔느냐 따지기 전에 애초에 시간이라는 것이 그 누구의 소유랄 것도 없다고 해보자고. 단지 시간 도둑은 더 많이 가져갔을 뿐이야. 그래서 내가 도로 훔쳐왔어.
내 생각은 이래. 그리고 신화이며 역사이기도 하지. 사람이라면, 인류라면 다들 시간 도둑을 위대한 도둑이라고 입 모아. 나는 응당의 한계를 넘어 성취한 시간을 빼앗아간 얄미운 도둑이지. 인간은 말할 거야. 위대하다. 그 뜻은 마치 신에게 도전하여 승리한 것과도 같구나. 하지만 내가 할 말은 이거야. 시간 도둑은 단지 도둑이었을 뿐이야. 애초에 가질 수 없는 것을 잠시 더 많이 챙겨갔다 착각했을 뿐이지. 나는 선반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듯 시간 도둑이 쥘 수 없었던 것을 치워버림으로써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하고, 그 깨달음으로부터 시간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다시 가져오는 거야. 굳이 말한다면 나를 위대한 도둑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면 나는 왜 시간 도둑의 시간을 다시 훔치는 수고를 해야했을까? 부러움과 질투일까? 아니. 간단해. 그것이 시간 도둑의 몫이었고 나의 몫이기 때문이야.』
+ 귀걸이를 하고 있다. 얇은 원통형의 호박을 위 아래로 금장식이 마감하고 있다.
+ 반지는 다양하게 기분에 따라 낀다.
+ 적갈색의 23센티 가량의 지팡이. 곧다. (자단 나무에 불사조의 깃털)
+ 패트로누스는 숫양이다. 정확히는 랙카 품종의 숫양이 양쪽으로 길게 뻗어난 괴이한 뿔을 쳐들고 나타나는 모습이다.
+ 애니마구스, 분홍가슴파랑새(lilac breasted roller) 정식으로 등록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 소망의 거울을 마주하면 춤을 추는 듯이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과 자신의 자매를 본다.
+ 보가트 앞에 서면 보가트가 변하지 않는다. 혹은 그녀 자신의 모습으로 변한다.
모모 테마 곡 >> ▽▲▽▲▽